사진찍는풍뎅씨


캘리그라피제공 : 공방 [모퉁이를돌면] 오미경님

 



처음에는 제가 사람을,
그것도 아기를 찍는 사람이 될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.
저는 원래 사람을 잘 안찍는 사람이었습니다.

그런데 어쩌다가 접하게된 이 일을 하면서.
아기들 웃는거보고 따라웃고 귀여운짓 하면 셔터를 누르고
하품하고 울고 뚱한 표정들을 마구마구 사랑스러워하는 저를 만났습니다.

어떤 직업은 직업을 통해 나를 성장시키기도 한다고 생각합니다.
가르치려면 많이 배워야 하듯이 말입니다.
저는 이 직업으로 나 자신을 재발견할 수 있었습니다.

저는 웃고 우는 그 순간들이 그냥 지나가는것이 아까워 끊임없이 셔터를 누릅니다.
그러나 간혹, 대충하자는 말을 듣거나 그만하라는 말을 들을때가 드물게 있습니다.

한가지만 당부드립니다.
부디, 내 아기의 사진을 소홀히 생각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.
그리고 그날만큼은 최선을 다해 우리아기를 더 많이 사랑하시기를 부탁드립니다.

사랑하는 눈빛은, 사진속에 담깁니다.
그리고 사랑하는 눈빛을 받는 그 아기는 더 사랑받는 모습으로 남겨집니다.
저는 그 행복한 프레임 밖에서 그모습을 담는 사람으로 사는것이 좋습니다.

참 고마운 일입니다.
가끔은 힘들고 가끔은 버겁지만 그래도 좋아서 하는 일인데.
감사하다는 말과 고맙다는 말과 떡이라도 챙겨주는 마음을, 받을 수 있는 직업이라서, 그래서 고맙습니다.

너무 잘하려고 하면 부자연스럽고 불편하기가 십상입니다.
그렇다고 열심히만 하면 잘하는 것을 놓치기가 십상입니다.
두가지를 다 하는것은 또한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.

그래서 그 순간에 최선을 다합니다.


스냅이라서 더욱, 사진이 항상 좋을 수는 없기에
그 순간에 최선을 다한다는 다소 식상한 말을 드릴 수 밖에 없지만.
그것은 저의 진심입니다.


좋은날들 되십시요.